미국 서부에는 지구 같지 않은 풍경이 이어지는 거대한 원이 있다.
바로 ‘그랜드 서클(Grand Circle)’이다.
이 거대한 원 안에는 우리가 이름만 들어도 감탄하게 되는 국립공원과 숨겨진 절경들이 이어져 있다.
그랜드캐년, 앤텔로프 캐년, 브라이스캐년, 아치스 국립공원, 모뉴멘트밸리까지.
이곳들을 차로 달리며 하나씩 밟아 나가는 여정은, 단순한 여행이 아닌 ‘지구를 다시 바라보는 경험’이었다.
미국서부 그랜드 서클 8곳 추천 경로
[그랜드캐년 웨스트림 → 세도나 → 페이지(홀슈밴드/앤텔로프) → 모뉴멘트밸리 → 아치스 → 브라이스 → 데스밸리]
1. 그랜드캐년 웨스트림
라스베이거스를 벗어나 2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곳.
사람들은 사우스림을 더 말하지만,
웨스트림은 절벽이 훨씬 가까이, 훨씬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스카이워크에 섰을 땐 다리가 자동으로 굳었다.
그 정도로 압도적이다.
✔ 팁: 사전예약 필수. 입장료 + 스카이워크 비용 별도.
✔ 주의: 사진은 공식 포토만 가능.
2. 세도나
그랜드캐년에서 내려와 세도나에 도착하면,
느낌이 사뭇 달라진다.
엄청난 절벽 대신, 둥글고 따뜻한 붉은 바위들.
벨락 트레일에 오르다 보면 ‘여기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묘하게 정화되는 기운이 있는 곳이다.
✔ 팁: 에너지 보루텍스 위치 찾아가기 추천.
✔ 일몰 시간의 빛은 꼭 카메라 대신 눈으로 먼저 담기.
3. 홀슈밴드
페이지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곳.
주차장에서 걸어 15분,
그리고 그 절벽 끝에 섰을 때,
온 몸이 쪼그라드는 그 깊이.
여행 중 가장 말을 잃었던 순간.
✔ 팁: 아침 일찍 가야 그나마 조용히 감상 가능.
✔ 여름 한낮엔 절대 피하기.
4. 앤텔로프 캐년
가이드를 따라 좁은 협곡 안으로 들어갔다.
햇살이 사선으로 바위틈을 뚫고 들어올 때,
빛이 만든 지하 예술관 같았다.
말없이 감탄만 나온다.
사진도 많이 찍었지만, 정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그 붉은 공간 안의 고요함이었다.
✔ 팁: 로워 캐년은 움직임이 더 많고, 어퍼는 빛줄기 포인트가 명확함.
✔ 사전 예약 필수.
5. 모뉴멘트 밸리
페이지에서 차로 2시간 반 정도 달려 도착한 붉은 평원.
멀리서 보이던 붉은 바위들이 점점 가까워지고,
자연이 만든 조형물들 앞에 서니 비현실적이었다.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기분.
✔ 팁: 나바호 자치구라 입장료 있음. 자차 진입도 가능하지만, 지프 투어가 더 깊이 본다.
✔ 가장 멋진 시간은 일몰 직전.
6. 아치스 국립공원
처음 보는 순간, 인공 구조물 같은 델리케이트 아치가 자연이 만들어 낸 작품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특히 델리케이트 아치까지 오르는 트레일은
조금 힘들었지만, 끝에 서면 그 풍경이 모든 걸 보상했다.
하나도 인공적인 게 없어서 더 아름다웠다.
✔ 팁: 새벽이나 저녁 시간 추천. 여름엔 매우 뜨겁다.
✔ 예약제 운영 기간 확인 필수.
7. 브라이스 캐년
이곳은 마치 협곡에 들어간 게 아니라
붉은 사원의 복도를 걷는 느낌.
수천 개의 첨탑이 가득한 협곡 사이를 걷는데,
돌이 아니라 숨 쉬는 존재 같았다.
붉은 첨탑들과 하얀 눈이 대조적이라서 더 환상적이었다.
✔ 팁: 나바호 루프 트레일은 꼭 걷기.
✔ 일출은 무조건 강추.
8. 데스밸리
눈폭풍 때문에 그랜드캐년 사우스림을 못 가고 데스밸리를 가게 되었다.
가장 뜨거운 땅, 바닷속보다 낮은 고도,
생명이 없는 사막 한가운데에서
오히려 묘하게 마음이 차분해졌다.
길을 잃었을 때 또 다른 길이 열린다는 사실을 길 위에서 배우게 되었다.
✔ 팁: 여름은 피하고, 반드시 차량 점검 필수.
✔ 새벽~아침 시간이 가장 아름답다.
미국 서부 그랜드서클 8곳 – 꼭 알아야 할 정보
지역 | 입장료 | 예약 필요 여부 | 주차/교통 팁 | 기타 참고 사항 |
---|---|---|---|---|
1. 그랜드캐년 웨스트림 | $56~$64 (패키지 구성별) | ✔ 필요 (온라인 또는 현장) | 무료 주차 가능 / 셔틀버스 운행 | 스카이워크 사진은 공식 포토만 가능 |
2. 세도나 (벨락 등) | 무료 (일부 트레일은 Red Rock Pass 필요 – $5/일) | ❌ 없음 | 트레일 입구 주차장 협소 / 오전 일찍 도착 추천 | 주차장은 Red Rock Pass로 이용 |
3. 홀슈밴드 | $10 (주차비 기준) | ❌ 없음 | 주차장에서 도보 15분 | 일출·일몰 인기 / 여름엔 모자·물 필수 |
4. 앤텔로프 캐년 (어퍼/로워) | $90~$120 (가이드 투어 필수) | ✔ 필수 (사전 예약, 조기마감 多) | 투어 집결장소 주차 가능 | 사진·짐 제한 있음 / 시간 엄수 |
5. 모뉴멘트밸리 | $8~$10/인 (또는 $20/차량) | ❌ (자차 이용 시) / ✔ (지프투어는 예약) | 비포장도로 자차 진입 가능 (SUV 추천) | 나바호 자치구 / 날씨 따라 도로 통제 |
6. 아치스 국립공원 | $30/차량 (7일권) + 예약 필요 시 $2 | ✔ 일부 계절 예약제 (봄~가을 오전 입장) | 넓은 주차장 있지만 인기 코스는 빨리 마감 | 공원패스(아래 설명) 사용 가능 |
7. 브라이스캐년 | $35/차량 (7일권) | ❌ 없음 | 주요 전망대엔 무료 셔틀버스 운행 (성수기) | 추위 대비 옷 준비 / 일출 명소 |
8. 데스밸리 | $30/차량 (7일권) | ❌ 없음 | 포장도로 외 도로는 SUV 추천 / 주유 필수 | 여름철 극단적 고온 – 차량 점검 꼭 필요 |
🎟️ 돈 아끼는 팁: ‘아메리카 더 뷰티풀’ 패스
- $80/1년 (차량당 유효, 동승자 포함)
- 그랜드캐년, 아치스, 브라이스, 데스밸리 등 국립공원 대부분 커버
- 앤텔로프, 모뉴멘트밸리는 해당 안 됨 (나바호 자치구)
💡 3개 이상 국립공원 간다면 무조건 이득!
💬 정리하자면
- 가장 먼저 예약해야 할 곳: 앤텔로프 캐년, 아치스 국립공원(시즌별), 그랜드캐년 웨스트림
-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곳: 홀슈밴드, 세도나, 브라이스캐년
- 주의할 점이 많은 곳: 데스밸리 (고온/주유/휴대전화 불통 등)
마무리
이 여정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어쩌면 내가 살던 세상 바깥의 공간이었다.
그래서 또 묻고 싶다.
“여기, 진짜 지구 맞나요?”
여행이란, 머물던 생각에서 떠나는 용기다.
모뉴먼트밸리,아치스 국립공원
홀슈밴드,엔텔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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