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도시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는 것도 설레지만,
가장 자유로웠던 순간은 언제나 도로 위에 있을 때였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고속도로, 몇 백 미터 후에 좌회전하라는 내비게이션의 방향을 보면서 대륙을 실감했다.
미국은 크다. 그 크기를 느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차로 달리는 것’이다.
미국 로드트립은 움직이는 자동차 극장이었다고 표현하고 싶다.
미국 로드트립을 해 봐야 하는 이유
풍경이 여행의 목적이 된다
비행기를 타면 도착지가 중요해진다.
하지만 자동차 여행에선 가는 길 자체가 여행이다.
그 사이를 채우는 ‘아무것도 없는’ 풍경이 사실은 가장 미국적이다.
그 광활함을 온몸으로 느끼려면 자동차를 타야 한다.
길이 주는 자유가 있다
차를 타면 시간표가 없다.
가고 싶은 데로, 멈추고 싶은 데서 내리면 된다.
가이드도, 줄도, 예약도 없다. 때로는 인터넷이 안 되는 곳에서 길을 잃기도 했다.
그 자유로움이 미국과 잘 어울린다.
현지의 삶을 느낄 수 있다
유명 관광지가 아닌, 로컬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도로변 주유소에 있는 작은 슈퍼에서 스낵을 고르고,
딱 봐도 여행객인 우리를 힐끗거리며 쳐다보는 그 시선을 즐기기도 한다.
그곳에서 ‘살아보는 여행’이라 할 수 있다.
로드트립, 이렇게 시작해 보자
차는 어떻게 빌릴까?
- 국제운전면허증은 필수. 한국에서 미리 발급받자.
- 렌터카 업체는 알라모(Alamo), 허츠(Hertz),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등 대형 회사가 무난하다.
- 장거리 이동이 많다면 SUV나 중형 세단이 편하다. 캠핑이나 차박이 목적이라면 미니밴이나 RV도 고려해 볼 만하다.
추천 루트
- 서부 루트: 샌프란시스코 → 요세미티 → 데스밸리 → 라스베이거스
- 사우스웨스트 루트: 라스베이거스 → 그랜드캐년 → 페이지 → 모뉴먼트밸리
- 동부 루트: 보스턴 → 뉴욕 → 필라델피아 → 워싱턴 D.C.
- 미국 횡단: LA → 시카고 → 뉴욕 (보통 2~3주는 필요)
숙소는?
- 대도시 외 지역에는 모텔이 많다. 미리 예약하지 않고도 당일 숙박 가능.
- Airbnb를 이용하면 현지 가정집에 머무는 재미도 있다.
- 국립공원 인근은 숙소가 빨리 마감되니 사전에 예약 추천.
작은 팁들
- 라디오 주파수 맞추기: 미국은 지역마다 방송이 다르다. 음악을 틀어놓으면 그 지역의 정서가 느껴진다.
- 간식 준비: 시골길엔 상점이 드물다. 물, 스낵, 간단한 식사거리는 필수.
- 지도 앱은 미리 다운로드하기: 구글맵은 오프라인 지도를 저장해 두면 유용하다.
- 현지 사람과 말 걸기: 휴게소나 작은 가게에서 대화가 시작될 수도 있다. 뜻밖의 정보는 그럴 때 나온다.
미국 로드트립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여행 그 자체가 된다.
하늘이 넓고 땅이 거대한 그 나라에선
길 위에서야 비로소 미국이라는 공간이 피부에 닿는다.
여행이란, 세상과 나 사이에 숨을 고르는 시간이다.
미국서부 4개주 로드트립(13박 15일)
미국서부 5개주와 캐나다서부 로드트립(18박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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