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넘어가는 일이 마치 도시 간 이동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국경을 넘었다는 실감도 나지 않는 이 자유로운 이동의 배경에는 바로 ‘쉥겐조약(Schengen Agreement)’이라는 약속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약은 자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특히 유럽을 장기로 여행하려는 이들에게는 90일이라는 시간제한이라는 현실적 장벽도 함께 따라온다. 이 글에서는 복잡해 보이는 쉥겐조약을 가장 쉽게, 그러나 핵심은 놓치지 않도록 풀어보고자 한다.
쉥겐조약이란 무엇인가?
쉥겐조약은 유럽 여러 나라들끼리 국경을 없애고, 사람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합의한 협정이다. 1985년에 시작되어 지금은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이 조약에 가입해 있다.
쉽게 말해, 쉥겐국가에 한 번 입국하면 그 안에서 다른 나라로 갈 때는 국경심사를 다시 받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 자유에는 조건이 있다. 그것이 바로 90일 체류 제한이다.
90일 제한 규칙, 어떻게 작동하나?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이다. 규칙은 이렇다:
180일(약 6개월) 중에 총 90일까지만 쉥겐국가에 머무를 수 있다.
이 90일은 연속된 날이 아니다. 하루하루 누적되며, 입국일 기준으로 과거 180일 동안의 체류일을 합산한다.
즉, 3개월을 연속으로 쉥겐국가에 있었든, 왔다 갔다 하면서 쪼개어 머물렀든, 총합이 90일을 넘으면 안 된다.
쉥겐국가는 어디인가?
2025년 기준 쉥겐국가에는 아래와 같은 나라들이 포함되어 있다 (일부 예시):
-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스위스,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벨기에 등
- 영국, 아일랜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은 비쉥겐 국가임에 주의해야 한다.
쉥겐국가는 계속 변동될 수 있으므로, 출국 전 공식 사이트에서 최신 정보 확인이 필요하다.
장기여행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1. 비쉥겐 국가와 번갈아 여행하기
쉥겐에서 90일을 다 사용했다면, 불가리아,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알바니아, 터키 같은 나라로 이동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들 국가는 자체적으로 90일 체류를 허용하며, 쉥겐 규칙과 별개로 작동한다.
2. 쉥겐 계산기 사용하기
복잡한 계산을 피하려면, 유럽연합의 공식 Schengen Calculator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입출국 날짜를 입력하면 잔여 체류 가능일이 자동 계산된다.
▶ EU 공식 사이트 예시: ec.europa.eu
3. 장기 비자 고려하기
특정 국가에서는 장기 체류 비자(예: 학생비자,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포르투갈, 독일, 프랑스 등은 장기 여행자를 위한 별도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므로, 본인의 여행 목적과 맞는 국가를 선택해 준비하면 된다.
단속은 실제로 있는가?
입출국 시 출입국 도장이 제대로 찍히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체류일을 확인하지 않기도 하지만, 공항이나 국경에서의 무작위 단속, 혹은 향후 다른 나라에서의 입국 거부 사례도 존재한다.
특히 쉥겐에서 초과 체류한 기록이 남으면 벌금, 추방, 수년간 입국 금지와 같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단순 규제가 아닌 여행의 리듬
겉으로 보면 쉥겐조약은 불편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규칙은 한편으로 여행의 리듬을 바꾸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한 나라에 머물다 다음 나라로 넘어가며 숨을 고르고, 전혀 다른 문화와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규칙 안에서 여행을 지속하는 법을 익히는 과정은 단순한 규정 이해를 넘어서, 여행자로서의 성찰과 세계 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배우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마무리 요약
항목 | 요점 |
---|---|
체류 가능 기간 | 180일 중 90일 (누적 합산 기준) |
초과 시 문제 | 벌금, 추방, 입국 금지 가능성 |
해결법 | 비쉥겐 국가와 번갈아 체류, 장기 비자 활용 |
계산법 | EU 쉥겐 계산기 사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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